사지 마비(Quadriplegia)

개요 

흔히 마비라고 하면 뇌와 척수 신경을 포함하는 중추 신경계의 손상에 의한 마비와 말초 신경 손상에 의한 마비를 모두 일컫는 말입니다.

중추신경 손상에 의한 마비는 손상 받은 부위 이하의 운동, 감각 및 자율 신경기능이 모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이고 말초 신경은 그 신경이 분포하는 몸의 일부분에 감각 혹은 운동 기능의 장애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중 사지 마비는 경수(목 뼈 안의 척수 신경)에 손상이 발생하여 팔, 몸통 및 다리에 마비가 온 것으로 우리나라의 경우 교통사고나 산업 재해에 의해 많이 발생됩니다. 이러한 경수 손상은 흔히 목뼈가 부러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사고 직후에는 생명을 유지하고 척수 신경이 더 이상 손상을 받지 않도록 수술 혹은 약물 치료를 받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 합병증을 예방하고 손상 받지 않은 기능을 극대화하여 일상생활 및 보행을 가능한 정도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재활의학 전문의, 재활 전문 간호사, 물리 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사회 사업사, 심리 치료사, 영양사 등이 팀을 이루어 재활 치료를 실시하는 재활 센터에서 재활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됩니다.

재활 치료 프로그램에는 환자의 가족 및 보호자가 필수적으로 참여하게 되며 궁극적인 목표는 척수 장애인이 직업을 가지고 사회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원인 

척수 손상의 원인은 약 70%가 교통사고나 산업 현장에서의 추락사고 등 외상에 의한 것이며 30%는 질병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40세 이전에는 외상에 의한 척수 손상이 많고 40세 이후에는 질병에 의한 척수 손상(비외상성 척수 손상)이 더 많습니다. 외상성 척수 손상의 경우에는 자동차 사고가 가장 많고 그 외 추락사고, 총기나 흉기사고, 스포츠 손상 등이 있으며, 45세 이후에는 낙상이 가장 많은 원인이며, 가장 흔한 스포츠 손상은 다이빙입니다.

척수마비는 흔한 상황은 아닙니다만 최근 우리나라가 급격히 선진화되고 공업화 되면서 교통사고, 산업 현장의 추락사고 등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보건 당국에서는 척수 손상 환자의 정확한 발생 빈도와 총 환자 수 등에 대한 통계가 미비한 실정입니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척수 손상은 주로 활동적인 젊은이들에게 발생합니다. 척수 손상 환자 반수 이상이 30세 이전에 발생되며 완전 손상에 의한 완전 마비 보다는 불완전 손상에 의한 불완전 마비가 많고, 교통사고로 인한 경수 손상이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사고 지점에서의 척수 손상 환자의 관리, 병원 이송 시스템 등이 발달된 결과로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아직까지 완전 손상에 의한 완전 마비가 더 많고 추락 사고에 의한 하반신 마비가 더 많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척수 손상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관하여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된 것이 최근의 일이므로 척수 손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여러 증상들의 원인과 병태 생리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으며 치료의 많은 부분에서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증상 

주로 목 뼈(경추) 부위의 척수 신경(경수)에 손상을 받은 경우로 손상 받은 척수 아래 부위에 운동 기능, 감각 기능, 자율신경 기능 등이 일부분 혹은 완전히 손상되어 양 팔과 양 다리를 본인의 의사대로 움직이지 못하며, 팔과 다리의 감각이 마비되어 감각을 정확히 느끼지 못하거나 이상한 감각을 느끼는 경우가 생깁니다. 완전 손상인 경우에는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됩니다.

자율신경계의 이상으로 인한 혈압, 반사 기능 등에 여러 가지 이상 소견이 발생하게 되는데 하반신 마비의 경우보다 더 많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그 정도가 더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누워 있다가 앉거나 일어설 때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과 소, 대변을 못 봤을 때 얼굴이 붉어지고 땀이 나거나 혈압이 오르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자율신경 반사 부전증 등의 경우는 환자 본인과 보호자 그리고 의료진의 세심한 관찰과 적절한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혼자의 힘만으로 걷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사지 마비용 휠체어를 사용하여야 하는 경우가 있고 감각이 없거나 둔화되어 피부가 압력에 의하여 손상을 받아 욕창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변과 대변을 배출하는데 필요한 중추 신경 및 말초 신경의 손상에 의해서 소변 과 대변 배출에 여러 형태의 장애가 발생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변을 자주 보고 소변을 참지 못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기능에도 장애가 발생합니다.

척수 손상 후에 발생하는 이러한 신경학적 손상에 의한 증상과 더불어 다른 육체적 변화 및 체내 대사의 변화도 일어나게 되어 체 성분 구성의 변화, 에너지 소모 기능의 감소, 영양상태, 빈혈, 내분비 호르몬 계통의 변화, 당대사 변화, 전해질 균형의 변화, 골다공증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 중 어떤 것은 큰 문제없이 지나가지만 몇 몇은 의학적 중요성을 가지며 빨리 발견하여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만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 중에는 빈혈, 골다공증, 고칼슘혈증 등이 있으며 척수 손상 재활 전문의의 치료를 필요로 합니다.

치료

< 척수 손상 환자 치료 프로그램의 개요 >

척수손상의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재활치료, 사회 및 직업재활로 나누어집니다.

급성기 치료는 생명을 유지하고 척수 손상이 더 진행되는 것을 방지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이 시기의 재활 치료의 내용은 욕창 방지, 관절 가동 범위의 유지, 대, 소변 관리, 가능하다면 일찍 앉는 것이나 일상생활 동작의 시작 등입니다.

급성기에 욕창은 주로 꼬리 뼈 부위와 발뒤꿈치 부위에 잘 생깁니다. 욕창의 예방은 올바른 침상자세와 자세 변화를 통해서 예방될 수 있습니다만 부러진 뼈의 고정 및 척수 손상의 진행방지를 위해서 중환자실에서는 한 가지 자세만을 취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예방에 제한을 받기도 합니다.

관절가동범위의 유지는 올바른 침상 자세와 관절 운동을 통해서 얻어집니다. 관절 운동은 경직이 없을 때는 하루에 한 차례 정도면 되지만, 경직이 생기면 하루에 최소 2차례 이상씩 운동을 시켜주어야 합니다.

대, 소변관리도 초기에는 생명유지 및 척수손상의 진행방지를 위하여 불가피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소변 관리의 경우 초기 폴리 카테터를 사용하지만 가능하다면 일찍(3개월내) 간헐적 도뇨법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배변관리는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관장을 하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일찍 일정한 배변습관이 생기도록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생명 유지가 가능해지고, 척수 손상이 더 진행될 수 있는 요인들이 없어지면 포괄적인 재활치료를 시작합니다. 재활치료는 척수손상 환자가 척수 손상부위에 따라서 행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하여 물리치료, 운동치료와 작업치료, 심리 치료, 사회 사업실 상담 등을 시행하고, 그 외 방광 및 배변 훈련과 성기능 재활 등을 시행합니다.

척수손상 환자 분들께서 최대로 할 수 있는 운동 기능이나 일상생활 동작 수행(식사, 옷 입고 벗기, 세면, 목욕 등)은 척수 손상의 운동 레벨에 따라서 제한을 받게 됩니다.

물론 기능의 제한이 이러한 상태에서 고정된다는 것은 아니며 신경학적 회복에 따라서 할 수 있는 기능들이 추가됩니다.

특히 경수 손상에 의한 사지 마비의 경우에는 손상 받은 척수의 신경학적 레벨이 한 단계 차이 나는 것에 따라 환자가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기능의 차이가 매우 크기 때문에 정확한 손상 레벨을 진단하여 적절한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수립하여 시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세한 손상 레벨별 치료 재활 치료 프로그램은 사지 마비환자의 재활 치료 프로그램 내용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재활의 궁극적인 목적은 척수 장애인의 사회 복귀입니다. 병원에서의 재활 훈련은 장애를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고 궁극적으로 불구자(handicapped person)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는 직업 재활을 포함한 사회, 국가적인 재활 프로그램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재활훈련을 받은 장애인조차도 결국에는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서 침대에서만 주로 생활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외에도 제대로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받지 못한 채 이 병원 저 병원을 떠돌아다니는 많은 척수 장애인이 있습니다. 비록 척수 장애인은 되었지만 척수 불구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 국가적인 제도와 행정의 뒷받침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